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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생활공간

재실구역
누마루
재실 누마루(숭실재 영모루) 가상복원_0 돋보기
누마루

재실 누마루

일반정보

종손이 주관하는 문중교류의 장소



재사에서 누마루의 방향은 묘소 쪽을 지시하도록 맞추어 상징적인 연관성을 강조한다. 제사를 준비하는 의례공간의 중심은 대청마루와 누마루다. 안동의 큰 재사들은 대개 대청마루와 누마루를 동시에 갖고 있다. 대청은 유사의 주관 아래 상차림을 하고 원로들의 실무회의가 열리는 장소였다. 이에 비해 누마루는 종손이 중심이 되어 음복례나 비올 때의 묘제인 망제를 대신 치르는 등 더욱 공식적인 장소였다. 또한 밤에는 참제인들의 숙박장소가 되는 등 여러 용도로 쓰였다.



대청을 바라보는 2층 누마루의 구조



재사 건물에서는 2층 높이의 누마루가 앞쪽에 위치하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넓은 마루는 분합문을 건물 앞쪽과 묘소 방향으로 설치하여 망제사를 치를 때 개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누마루 아래를 곳간채나 부속 건물로 사용하기도 한다. 재사의 특성상 제사 준비와 이동의 편의를 위해서 대청과 누마루 면을 비슷한 높이로 처리한다. 영남지방 재실에서만 주로 보이는 누마루나 누각은 밖으로부터의 자연공간을 안쪽으로 안정되게 잡아주며 한편으로는 다소 경직된 구(口)자형의 건축공간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틈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정보

문중의 공식적인 행사 장소, 누(樓)마루



재사(齋舍)는 묘소(墓所) 가까이 세워진다는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 당연한 조건이지만, 음택(陰宅)인 묘소와 양택(陽宅)인 건물에 적용하는 풍수론(風水論)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정도 묘소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할 수밖에 없지만, 누(樓)마루의 방향이 묘소 쪽을 지시하도록 맞추어 상징적인 연관성을 강조하였다.

재사와 같은 제사시설(祭祀施設)은 제사준비를 위한 의례공간(儀禮空間), 참제인들의 숙식공간(宿食空間), 제사용품의 수장공간(收藏空間)으로 이루어진다. 그 중에서 의례공간의 중심은 대청마루와 누마루다. 안동의 큰 재사들은 대개 대청(大廳)마루와 누마루를 동시에 갖고 있다. 대청은 유사(有司)의 주관 아래 상차림을 하고 원로들의 실무적인 회의가 열린다. 이에 비해, 누마루는 종손(宗孫)이 중심이 되어 음복례(飮福禮)나 비올 때의 묘제인 망제(望祭)를 대신 치르는 등 더욱 공식적인 장소가 된다. 또한 문중회의, 휴식, 자손교육 등의 기능을 갖는다. 대청이 유사들의 장소라면, 누마루는 종손이 주관하는 문중 교류의 장소로 쓰였다. 또한 밤에는 참제인(參祭人)들의 숙박장소가 되는 등 다용도로 쓰였다. 결국 묘제의 절차가 상징적 주인인 종손과 실질적 책임자인 유사에 의해 이원화되듯이, 이들이 주재하는 누마루와 대청마루가 재사의 두 핵심요소를 차지한다.

두 마루의 건축적 관계는 수직적 높이차와 수평적 방향성으로 결정된다. 보통은 이동상의 편리나 구조적 편의를 위해 두 마루면을 동일하게 처리한다. 그러나 서지재사의 예와 같이 두 마루가 서로 마주보는 경우에는 대청면을 누마루보다 약간 높게 처리하기도 한다. 둘 사이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중간의 마당면은 인식되지 않고, 두 면 사이의 높이적 위계만 강조된다. 불과 한 자 정도의 차이지만, 대청에서 보는 누마루는 완전한 수평면으로 인식되어 내려다보는 시각이 강조된다.

두 마루면의 높이가 같을 경우, 흔히 두 면을 직각방향으로 놓아 변화 있는 관계를 맺는다. 이 경우는 물론 지형과 묘소의 방향이 엇갈리는 경우에 나타나는 결과적인 양상이지만, 엇갈린 두 마루면은 역동적인 방향감을 얻고 두 면이 서로 관입하는 듯한 효과도 이룬다. 두 면이 평행되게 놓이면 안마당은 정적인 공간이 된지만, 두 면이 직교하면 매우 동적인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재사건축 내부공간의 성격은 근본적으로 대청과 누마루라는 두 수평면 사이의 관계로 결정된다.

그러나 안동의 재사건축들은 2층인 루와 단층인 대청의 결합에서 시작하므로, 그 중간을 1.5층이나 계단식으로 연결하는 중간층들이 생겨난다. 또 대청과 루면을 동일하게 설정하려면, 대지의 바닥면을 변화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하나의 인공적 수평면을 설정하고, 그 아래의 바닥면이 푹 꺼지면 2층, 올라오면 1층, 중간이면 1.5층이 되도록 조절한다. 층고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대지의 바닥면이 변하는 수법으로 입체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동 중심의 영남지방 재실에서만 주로 보이는 누마루나 누각은 밖으로부터의 자연공간을 안쪽으로 안정되게 잡아주며 한편으로는 다소 경직된 구(口)자형의 건축공간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틈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비교대상

숭실재 영모루



숭실재는 시도유형문화재 14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경북 안동시 서후면 성곡리 886번지에 위치한다. 천등산 봉정사로 가는 길목에 안동권씨 능동재사 및 신도비와 가까이 있는 숭실재는 정면 5칸, 측면 6칸의 튼 口자형 건물이다. 좌우 재당은 맞배지붕으로 일부는 단층이고 나머지는 누각으로 축조되어 있으며 외벽은 판벽이고 내부는 모두 개방형이다. 문간채는 안채와 영모루를 ㄷ자형으로 연결하고 있으며 홑처마 팔작지붕에 14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모루는 숭실재 측면에 위치하고 홑처마 맞배지붕에 중층으로써 정면 5칸, 측면 2칸의 하층은 판벽으로 되어 있다. 상하 외벽은 판벽으로 설치되어 있고 내부는 우물마루를 설치하였다.



능동재사 추원재



능동재사는 중요민속자료 18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경북 안동시 서후면 성곡리 393번지에 위치한다. 능동재사의 추원재는 정면 7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의 2층 누각형 건물이다. 1층 신문에는 죽은 이를 위한 문이 있고, 아래층은 대부분 수장고로 사용된다. 뒷면으로 돌아가면 1층의 반 칸 높이의 지형으로 되어 있어 반 칸 높이의 나무 계단이 좌측면에 설치되어 있다. 그 계단을 통해 누마루로 올라서면 사방이 전경이 보이도록 개방해 놓았다. 경쾌하게 흐르는 지붕선과 나무의 색이 고상하게 남아 있다.

태장재사 이상루

태장재사는 시도민속자료 2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경북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249번지에 위치한다. 태장재사의 정면에 자리하고 있는 건물로 앞면 7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의 2층 누각형 건물이다. 중앙에 큼직한 문이 있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앞마당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 중심이 되는 기둥은 팔각형인데 주춧돌이 작아서 매우 불안하고 위태롭게 느껴진다. 누 위의 정면과 측면의 벽은 창호문을 달아 폐쇄하였으며, 안쪽 벽은 개방하여 누마루가 들여다보이도록 하였다. 이곳은 일반적인 방식과 다른 구성방식을 보이고 있는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