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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지형별 전통건축>하회마을_풍수형>산/내/들 자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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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_풍수형

산/내/들 자리잡기

화산

하회의 주산인 화산(해발 271미터)은 백두대간의 본 줄기인 태백산 아래의 문수산에서 뻗어 내려왔다. 그 줄기의 끝이 화회 안까지 뻗쳐 들어와 손등처럼 살짝 솟으면서 아주 낮은 골을 만들고 있다. 하회의 안산이 되는 원지산과 규봉(남산)은 보현산에서 비롯된다. 이 보현산은 소백산맥으로부터 뻗어 내려온다. 마을의 대종가인 양진당을 혈로 보아 동쪽으로 진산인 화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안산인 원지산이 있고, 서쪽으로는 상봉대, 북쪽으로는 부용대가 놓여 있는 형국이다.

화천

하회를 에워싸고 흐르는 화천은 낙동강의 중상류에 해당한다. 안동 지역에서 낙동강은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흐르는 것이 큰 흐름인데, 하회에 이르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름이 바뀌기 시작하여 만송정을 돌면서 남쪽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흐르다, 만송정을 지나면 마침내 서쪽에서 동쪽으로 거슬러 흐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서서히 북동쪽으로 굽이를 틀어 광덕을 지나면서 본디 큰 흐름대로 남서쪽으로 계속 흘러간다. “낙동강 7백 리에서 물이 동쪽으로 거슬러 흐르는 데는 하회밖에 없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동서로 흐름이 바뀌는 것을 동류수, 서류수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화산 앞들

일반적으로 옛 마을은 산을 등지고, 앞에 들이 펼쳐지고, 그 끝에 강이 자리 잡는다. 그런데 하회마을은 화산 산기슭으로부터 마을까지 들이 펼쳐지고 강가에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풍수지리

우리나라 사대 길지 중의 하나

풍수1. 산태극과 수태극을 이루는 태극형 풍수
하회 주변의 화산과 화천의 전체 국면을 보면 산태극과 수태극이 어우러진 태극형이다. 하회를 감도는 산세의 묏부리가 태극의 선을 연상시키고 북동쪽에서 흘러온 낙동강의 형태도 그와 같다. 화천의 물 흐름은 전형적인 S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지세까지 더불어 보면 태극 모양을 이루고 있다. 하회를 두고 수태극, 산태극이라 하는 까닭도 바로 이 낙동강의 흐름 때문이다. 음양의 조화라는 우주의 법칙을 바람과 물과 땅을 통해서 이루어내는 좋은 곳이다.

풍수2. 물 위 연꽃이 떠 있는 연화부수형 풍수
하회마을을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마을과 화천만 바라보면 물 위에 연꽃이 떠 있는 형국이다. 이 형국은 꽃과 열매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으며, 연꽃은 향기가 높은 꽃이므로 자손이 길이 번창하고 역사에 향기로운 인재를 배출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꽃은 수면에서 줄기를 드러내지 않고 꽃잎을 물 속에 파묻지도 않는다. 바로 수면에 닿아서 꽃잎을 피운다. 따라서 마을 터를 수면보다 너무 높이 잡으면 꽃을 피우지 못한다. 유씨들이 터잡은 지금의 하회마을은 가문의 번성을 꽃피울 수 있는 입지를 제대로 갖추었다. 이에 반해 이전의 허씨와 안씨가 터잡았던 화산 자락의 거묵실골과 행개골은 화천의 수면에서 제법 솟아 있으므로 꽃을 오랫동안 피울 수 없다.

풍수3. 배가 떠나는 행주형
연화부수형 지형을 옆에서 보면 행주형으로 보인다고 한다. 부용대 기슭의 바위에 앉아서 마을을 보게 되면, 화천에 둘러싸여서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마을의 모습이 마치 물살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행주형은 돛대, 키, 닻을 모두 갖추면 마을이 번성한다고 보았다. 반대로 배바닥을 파듯이 마을에 우물을 파면 망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하회에서는 우물을 파지 않고 화천의 물을 퍼 올려서 식수로 쓴다. 허씨와 안씨는 하회의 풍수를 행주형인 줄 모르고 비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쇠퇴했으나 유씨는 연화부수형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행주형에 맞도록 숲(만송정)과 나무를 가꾸어 비보하여 번성하였다. 유씨가 들어와 대종가의 자리로 잡은 양진당의 자리는 연꽃의 꽃술에 해당되는 곳으로 후손의 번성을 가져왔다.

풍수4. 배산임수를 변형한 독특한 동성마을
하회의 혈을 보면 다음과 같다. 동쪽으로는 일월산의 지맥인 화산이 주산으로서 현무에 해당한다. 남산과 낙동강의 본류인 화천이 좌청룡이 되고, 북쪽 절벽으로 이어지는 화산의 가지가 우백호에 해당한다. 바로 이 마을 뒷산인 화산 규봉의 모습이 8대 정승을 배출하는 지형이라고 한다. 화천 건너 서쪽에 있는 일월산 지맥의 원지산은 안산으로 주작에 해당된다. 원지산 뒤에는 해발 275미터의 만은봉이 솟아 있다. 하회는 이렇게 풍수지리의 교과서적인 조건을 모두 갖춘 마을이다. 그런데 마을의 좌향으로 보면 약간의 변형이 가미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주산인 화산이 방향상 현무 쪽이 아닌 청룡의 위치에 있다. 게다가 하회의 북서쪽은 산이 낮아 몰려오는 북풍으로 마을의 지기를 흩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 서쪽의 원지산과 북쪽의 부용대 사이가 ‘허’하다고 하는 곳이다. 이 허한 곳을 보완하기 위한 비보 숲으로 만송정을 조성했다고 한다. 만송정은 풍수지리적으로 비보 숲인 동시에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 주는 방풍림이고, 화천의 범람까지 막아 주는 방수림 구실까지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