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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지형별 전통건축>낙안읍성_읍성형2>산/내/들 자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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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_읍성형2

산/내/들 자리잡기

금전산

북동쪽의 금전산(670미터)을 진산으로 삼고, 동으로 좌청룡인 오봉산(멸악산, 592미터)으로 둘러싸여 있다. 성 남쪽에는 넓은 들판이 펼쳐지고 들판 한가운데 안산인 옥산(97미터)이 서 있다. 금전산은 광주 무등산으로부터 뻗어 나와 읍성의 주맥이 된 산이다. 이 금전산이 동쪽으로 뻗어 나와 이루어진 산이 멸악산과 개운산이다. 읍성의 서쪽으로는 광주 무등산에서 뻗어 나온 금화산과 백이산이 서 있다.

낙안천과 교촌천

금전산 동남 줄기의 불재(화치)에서 흘러 들어오는 동내(동천)는 동쪽 들판을 적시고, 금전산 서남쪽의 오공치에서 흘러나오는 서내(서천)는 서쪽 들판을 적신다. 이 두 줄기의 냇물은 모두 성곽 바깥의 동면을 따라 흘러 옥산 앞을 지나고 들판을 지나 남해 바다에 이른다. 현재의 낙안천과 교촌천의 원류이다.

동남쪽 너른 들

낙안읍성의 남쪽으로 평야가 펼쳐지는데 순천만 깊숙이 보성군 벌교읍에서 북쪽으로 7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해발 50미터 분지형의 조그마한 평야이다. 북쪽이 막혀 있고 낮은 구릉을 넘어 바다로 향해 있는 풍요로운 들이다.

풍수지리

낙안군은 옥녀가 풀어헤친 머리를 큰 빗으로 빗는 모습인 ‘옥녀산발형’ 지세인데, 낙안읍성 자체는 배가 막 출발하는 ‘행주형’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영향을 주는 양기풍수에 해당하는 형국이다. 행주형은 사람과 재물을 가득 싣고 출발하려는 배를 묶어 두었다는 뜻인데, 배가 갖추어야 할 키, 돛, 닻, 노 등 배의 구성 요소를 모두 갖추어야 길하다고 보았다. 낙안읍성 서내리 대숲은 뱃머리를, 읍성 한가운데 서 있는 은행나무(지방기념물 133호)는 떠나가는 배의 중심인 돛을 상징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성곽 주위에 수백 년 된 나무 32그루가 있고, 그 가운데 15그루는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 나무들이 키와 노의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배 모양이므로 깊은 우물을 파면 배 밑이 뚫려 가라앉게 되어 고을이 쇠퇴하게 된다고 여겼다. 그래서 배 안에 고인 물을 퍼내야 배가 안전하다고 해서 우물을 파지 않고 자연스레 솟아오르는 여러 개의 옹달샘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남문 앞 골목의 옹달샘, 동내리의 통샘 등이 대표적인 샘물이다.
풍수지리적인 상징물로 읍성에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바로 돌로 만든 개, ‘석구’이다. 예전에는 동문 밖 해자를 건너는 돌다리 앞에 돌로 만든 개 세 마리가 있었다고 한다. 읍성 동쪽에 있는 멸악산은 고개가 가파르고 험하며, 산세가 모질어 읍성의 기운을 압박하고 지리를 방해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 산의 악한 기운을 없애기 위해 이름을 악을 없앤다는 뜻의 ‘멸악산’이라 짓고, 산꼭대기에 절을 지어 멸악사라고 했으며, 나쁜 기운을 누르기 위해 석구 세 마리를 만들어 동문을 지키게 했다. 지금은 두 마리만 남아 있다. 삽살개 모습으로 무섭기 보다는 익살스러운 표정이다.
관아의 배치에서도 동헌 동쪽에 활터를 배치하였다. 낙안 동쪽의 백호가 너무 강해서 오공치의 지네가 빈계재의 닭을 해치려고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오공치의 허리를 끊어 길을 내고, 동헌 동쪽에 활쏘는 정자인 사정을 지어 오공치 쪽으로 활을 쏘도록 했다는 전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