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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마당

마당

일반정보

비어서 쓰이는 공간, 마당



한국 뜰의 중앙부에는 마당이라고 불리는 빈 공간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전통 건축의 주요 건물 앞뒤에는 반드시 마당이 있었다. 사랑채에는 사랑마당, 안채에는 안마당, 안채 뒤에는 뒷마당, 대문 앞에는 앞마당이 있었다. 각 채에 딸린 마당은 이름이 다르듯 기능도 같지 않다. 앞마당에서는 대체로 수확한 곡식을 털어 알곡을 거두는 타작을 한다. 여름에는 도리깨로 보리를 털고 가을에는 나락을 비롯해 콩이나 수수 따위 잡곡을 턴다. 뒷마당은 개방되지 않은 공간이다. 부엌과 가까운 이곳에는 장독대와 우물이 있는데, 주부가 몸을 씻기도 하고 가족의 태평을 비는 기도를 올리는 종교적 공간이기도 하다.



건물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마당



먼저 마당은 건물과 건물 사이의 통로 구실을 한다. 안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앞마당과 사랑마당을 거쳐야 하고, 되돌아 나올 때에도 같은 발걸음을 해야 한다. 또한 각 건물은 마당이 있기에 일정한 독립성을 지니게 된다. 특히 사랑마당과 안마당 사이에는 담을 두르고 문을 달아 놓으므로 별채나 다름이 없다. 또한 마당에서는 상례나 혼례식이 치러진다. 더운 때에는 차일을 치고 바닥에 멍석을 깔아 방이나 마루처럼 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부 집 안마당에서 초례나 겨우 올리고 이내 남편을 잃은 청상과부를 흔히 ‘마당과부’라고 불렀다.

전문정보

마당의 몇 가지 구성요소, 장독대, 우물, 김치움



한국 마당의 아름다움은 중국의 원림이나 일본의 정원처럼 첫 눈에 드러나지 않는다. 안마당은 잘 다진 흙모래로 바닥을 처리해 비워두고 볕이 잘 드는 한쪽에 한두 그루의 과일 나무나 화초가 고작이며, 우물과 장독대 그에 딸린 돌확 등이 놓이는 것이 거의 전부로서 별다른 꾸밈이 없다. 따라서 한국의 마당을 처음 볼 땐 몇 가지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것 외에는 눈을 끄는 기이하고 아기자기한 인공적인 경지가 없기 때문에 비어있는 듯 보인다. 그래서 처음 발길을 들여놓는 사람에게는 지극히 단순해 보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그 공간 및 공간의 사물들과 교섭해 정이 든 주인에게 그 뜰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것들로 가득 차있다.

특히 안마당에 꾸밈이 없는 것은 전통주택에서 안마당은 공간구성상, 기능상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공간구성상 안마당은 가장 핵심적인 축으로 채의 분화가 시작되는 힘 있는 공간이므로 공간에서의 힘을 얻기 위해 비워두었던 것이다. 또한 안마당은 주거생활에서 가사와 관련된 각종 노동이 행해지는 공간이라는 실용적인 성격 때문에 정원의 꾸밈이 없이 비워두게 된다. 또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막혀진 공간을 서로 통하게 해서 밖에 있는 자연이 빈 마당을 거쳐서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 자연과 내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 안마당은 여인들의 전용공간인 안채 앞에 있는 곳으로 가장 작고 폐쇄적이다.

마당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것은 대문 밖의 마당으로 타작을 하거나 농작물을 말리는 장소로 이용되었다. 사랑마당은 손님을 맞이하거나 가마나 말을 타는 곳으로 사용되었다. 이 사랑마당에서는 때에 따라 혼례식이 거행되기도 하여 안마당보다는 면적이 넓다.

안마당은 부녀자들의 전용공간이자 가사노동이 행해지는 공간으로 과실수나 화초와 같은 최소한의 꾸밈 외에는 가사 노동과 관련 있는 몇몇 시설이나 기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우물, 장독대, 김장독, 돌확 등이다.

우물은 땅을 파고 그 안에 물이 고이도록 만든 시설이다. 중부 이북에서는 집안에 있거나 물이 깊어서 두레박으로 푸는 것은 우물, 사람이 앉아서 바가지 따위로 뜨는 것을 샘이라 부른다. 그러나 남부지방에서는 이를 가리지 않고 샘이라 부른다. 또한 맨땅을 깊거나 얕게 판 것은 토정(土井), 바위에 고이는 것은 석정(石井)이라고 한다. 흔히 토정 주위에는 돌을 쌓아 올려서 벽을 치고 땅 위에 우물 정자모양의 통나무를 세운다. 이것이 우물방틀이다. 우물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생명수를 얻는 곳으로, 항상 주위를 깨끗이 관리했으며, 칠월 칠석에는 우물 청소를 하고 제사를 올린다.

설화나 민담의 세계를 통해서 보면, 우리 민족은 우물에 신비하고 왕성한 생명의 힘이 깃들여 있다고 믿었다. 예를 들어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朴赫居世)가 양산 기슭 나정 가의 알에서 태어나 동쪽 샘에서 몸을 씻었으며, 그 부인도 알영정에서 나타난 용의 옆구리에서 나왔다는 기록이 보인다. 민담에도 대관령 국사성황당의 서낭신이 된 범일국사(泛日國師)가 그의 어머니가 처녀의 몸으로 굴산사 앞 돌우물에 비친 아침 해를 떠먹고 낳은 아들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또한 우물은 억울한 누명을 쓴 이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장소로도 쓰였다. 근거 없는 소문에 자신의 명예를 더럽힌 수절과부가 우물가에 신발을 나란히 벗어놓고 치마를 걷어 올려 머리에 뒤집어쓴 채 우물 속에 뛰어 들어 자신의 원통함을 알린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전해져 내려온다.

지역에 따라 대부분 바람이 잘 통하는 양지바른 뒤뜰이나 안마당의 우물이 가까운 정갈하고 양지바른 곳에 장독대를 설치한다. 장독대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우리 민족의 독특한 발효식품을 장기 저장하는 독을 두는 곳이다. 잡석이나 큰 돌로 축대를 쌓고 그 위에 장독을 둔다.

주부들은 집안 식구들의 입맛과 건강을 위해 발효 식품의 저장에 특히 많은 정성을 기울였으므로 장독대를 소중히 여기고 정갈하고 아름답게 관리하려고 애썼다. 또한 장독대는 주부인 여성이 가장 신성시하는 성역이어서, 집안에 무슨 동티가 나거나 위급한 일이 생겼거나 아들 낳기를 바랄 경우 정한수를 장독 위에 바쳐놓고 치성을 드렸다.

장독대는 아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했다. 장독대 주변에서 공기놀이와 땅따먹기 등의 놀이를 했고, 큰 장독이나 장독대 공간을 이용한 숨바꼭질이나 술래잡기도 했다.

부엌 가까운 마당 한쪽에는 돌확도 있었다. 돌확은 고추나 마늘 같은 양념이나 곡식을 가는데 쓰던 도구로, ‘확독’이라고도 부른다. 고추나 마늘 외에도 큰 방아나 절구에 찧을 것이 못되는 적은 양의 곡식을 찧는 데도 쓰였다. 한국에서 돌확은 여인의 일생이요 그 여인의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기물이기도 했다. 전통사회에서 다른 요리 도구들은 모두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공유물인데, 돌확만은 시어머니의 돌확이라든지 며느리의 돌확이라든지 하는 소유가 정해져 있었다. 때로 조리용 연마도구인 돌확은 사랑마당이나 뒤뜰에 두고 물을 담아 물기운을 쐬거나 연꽃 등을 심어 감상하기 위한 정원의 구성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겨울이 가까워지면 마당에는 김장움이 만들어진다. 김치광이라고도 불리는 김장움은 김치를 저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김칫독을 묻고 그 위에 가는 통나무를 원뿔 모양으로 세우고 짚을 덮어 작은 움집을 만든 것이다. 눈, 비를 피하고 땅 속의 일정한 온도를 이용해 김치를 숙성시키고 장기보존 하기 위한 저장시설이다. 김장울은 부엌과 가까운 뒷마당에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교대상

국립민속박물관 장독대



국립민속박물관은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1번지에 위치한다. 장독대는 야외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다. 출입문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가면 방앗간이 전시되어 있고, 디딜방아 오른쪽에 장독과 장독대가 설치되어 있다. 장독대는 방형으로 되어 있으며, 우선 막돌로 1단을 쌓고, 빈틈마다 잡석들로 채워놓았다. 그 위에 넓은 판석을 깔아 마무리 하였다. 판석은 옹기가 평평하게 놓이게 하고, 또한 장독대 습기를 제거하기에 적당하게 만들어졌다. 장독대 위에는 옹기가 크기별로 배열되어 있는데, 가장 큰 것부터 작은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옹기로 된 시루와 물두멍도 있다. 장독대 주변에는 돌로 만든 절구가 놓여져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김치움



국립민속박물관은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1번지에 위치한다. 야외전시실에 연자방아와 나란히 놓여 있다. 움 옆에는 나락뒤주가 2개 놓여 있어 움과 조화를 이룬다. 움은 겨울철 음식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김치움, 무움, 감자움이 있다. 전시실에 있는 것은 김치움으로 적당한 깊이의 웅덩이를 파고 옹기를 3/4정도를 묻었다. 옹기 위에는 짚으로 만든 원뿔형의 뼈대를 세우고 그 위에 이엉을 덮어 만든 움을 만들었다. 움 정면에는 사람이 들어 갈 수 있도록 구멍을 내어 놓았다. 이 움은 규모가 작을 때는 저장물을 묻은 후에 비가 들이치지 않게 짚으로 뚜껑(주저리)만 덮는 경우도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우물



국립민속박물관은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1번지에 위치한다. 야외전시실에 김치 움과 나란히 놓여 있다. 우물은 땅을 파서 지하수를 고이게 만든 급수시설로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마을의 큰 공동우물과 집안에 있는 개인우물이 있다. 우물 주위의 흙이 붕괴되는 것을 막고 사람이나 가축이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물 입구 주위를 원이나 네모 형태로 난간을 쌓기도 하는데, 이를 우물방틀이라 한다. 이 우물은 돌을 격자로 맞추어 사각형의 반듯한 우물방틀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