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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석조구조물

종교시설
석불
옥산사마애약사여래좌상
옥산사마애약사여래좌상_1 돋보기
석불

백성들의 염원이 담긴 큰바위 얼굴



순백의 빛깔을 띠는 양질의 화강암이 많이 나는 우리나라에서는 돌로 만든 석불을 많이 조성하였다. 초기에는 목재나 금속을 가지고 만든 작은 불상들이 사찰 내부에 조성된 반면, 석불은 사찰 밖의 거대한 바위에 새겨지고 조각되면서 우리네 조상 가까운 곳으로 다가왔다. 석불은 불교신앙의 대상으로만 갇혀 있지 않고, 우리네 백성들의 민속 신앙과 융합하였다. 돌장승이나 성석과 함께 자리하고, 산의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특별한 바위에 치성을 드리던 무속신앙과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유교가 국시가 된 조선시대에도 석불은 마을 밖 산기슭에서 백성들의 삶의 일부분이 되어 삶의 공간을 굽어보고 있다.



현실 속에 이상 세계를 구현하는 미륵불



사찰 밖으로 나와 자연 속 큰 바위에 조성한 석불은 주로 미륵불의 모습을 하고 있다. 미륵이란 현재불이신 석가모니불이 입적한 뒤 57억 년이 지난 다음 도솔천에서 내려오시는 미래불이다. 예로부터 고통 받는 백성들이 의지하던 친근한 부처님으로 두루뭉실한 옆집 아저씨의 얼굴을 하고 있는 듯한 돌장승의 모습을 하기도 한다. 안동에 있는 제비원미륵불은 신라석불에서 고려석불로 넘어가는 석조미술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자연 속 큰 바위에 최소한의 인공미만 더해서 바위 자체를 석불로 섬겼던 것이다. 현실이 곧바로 이상 세계가 되기를 바라는 백성들의 염원을 부처의 모습으로 내보이고 있다.



옛사람의 소박한 미소를 갈아서 새겨넣은 마애불



마애불은 매우 독특한 석불이다. 커다란 암벽이나 구릉에 정말 얕게 새긴 불상이다. 도드라지게 새기기도 하고, 파내기도 하고, 선으로 가늘게 표현하기도 한다. 바위에 치렁치렁한 옷자락을 표현하기도 하고 순진한 시골 소년의 미소를 새겨 넣기도 한다. 하루 종일 햇빛에 따라 그림자가 변하면서 은근히 다른 자태를 보여주는 석불 양식이다. 백제의 미소를 보여주는 충남 서산의 서산마애석불이나 신라 조각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경주 남산의 칠불암마애석불좌상을 비롯해서 전국에 산재한 마애불상들이 우리네 삶터 가까이 놓여 있다. 우리 마애불의 변함없는 특징은 암벽이나 바위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변형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